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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유산일기-6주 심장소리, 8주 유산, 강남차병원 소파수술, 포상기태, 임신바우처, 한의원, 유산 후 한약

by 헬로, 빅토리아˘ᗜ˘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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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헬로 빅토리아 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있었던 힘들었던 이야기를 적어보려해요.

제게는 일어나지 않아 얼마나 힘든지 가늠이 안갔던 일이에요. 유산.

저는 작년인 2020년에 첫째를 무사히 순산했답니다. 비록 응급제왕이긴했지만, 어느덧 첫번째 생일까지 무사히 치렀답니다.

내년 초에 복직을 염두해뒀던 지라 내년 초에 출산을 하려고 했어요. 8월생을 키우다보니, 생일이 빠른 아이들에 비해서 같은 나이인데도 차이가 나는 게 속상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계획적으로 임신을 했지만, 올해만 벌써 두 번의 유산을 했답니다.

 

첫번째 유산-5월

모유수유를 5개월을 꽉채우고, 이유식을 시작했답니다. 조금이라도 더 모유를 주려고 음식도 조절하면서 인내하면서 지냈던 것같아요. 모유수유를 안한지 2달쯤 됐을 때, 첫 생리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생리를 두번 정도하고 임신준비를 했답니다.

 첫째때처럼 배란테스트기로 임신준비를 했고, 운이 좋게도 생리 예정일 전에 얼리테스터기로 임신을 확인했답니다. 그리고 2주 뒤에 병원을 가기로 하고 이틀에 한 번씩 선이 진해지는 지를 체크했어요. 그런데 분명 생리 예정일이 지나면 진해져야할 선이 항상 그대로인 거에요. 그러던 중에 생리예정일이 3일지난 후에 처음엔 갈색혈이 비치다가 점점 붉어져서 갔답니다. 병원에서는 지금쯤 아기집이 보여야하는데 보이지 않는게 약간 의아하기도 해서 피검사를 받고 왔어요. 그리고 이틀 뒤에 피검사를 해서 더블링이 되는지를 보기로 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치는 39라는 말도 안되는 수치로 유산진행중이라는 이야길 들었어요. 선생님도 예전같았으면 생리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것인데, 요즘 테스터기가 너무 좋아져서 사람들이 빨리 알게됐을 뿐이라 그냥 생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벙쪘고, 3개월 뒤에 다시 시도해보라고 해서 다음을 기약했답니다.

 

 

두번째 유산-8월 소파수술

 

지난 5월의 유산은 쓰라렸지만, 그래도 예전 같았으면 생리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을 것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화학적유산이라고 하셔서 괜찮았던 것같아요. 3개월이 지나서 바로 임신시도를 했고, 배란테스트기의 도움으로 다시 임신이 되었답니다. 지난 번에 그래도 유산이 되었기 때문에 좀 더 몸을 조심하며 지냈어요. 다만 일정이 있어 장거리를 갈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먼 거리는 아니어서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다녀오려 했어요. 6주 2일 되던 날에 처음 병원에 방문을 했고, 아기집과 아기는 보였는데 심장소리는 듣지 못했어요. 아기 크기로는 5주 6일정도 크기였기때문에 별다른 소견은 듣지 못했어요. 이때 임신확인서를 받았는데, 원무과에서 올해 등록하면 60만원이고 내년에 등록하면 100만원이기 때문에 생각해보고 등록하라고 하셨어요. 다만 결제가 된 것은 재결제가 안된다고 하셨고요. 이번엔 별일이 없길 바라며 내년에 등록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2주후 다시 병원에 방문했답니다. 제가 보기에도 아기는 조금 컸지만, 예상날짜보다 작았고 심장의 반짝임도 심장소리도 듣지 못했어요. 강남차병원은 초음파실과 진료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하셨어요.

아니나 다를까 의사선생님은 유산이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바로 소파수술 날짜를 잡자고 하셨고 뭔가에 홀린듯 날짜와 수술비를 결제하고 나왔답니다. 이틀 뒤에 수술을 하기로 하고, 수술 전날 자정에 먹는 약과 수술 후에 먹는 약도 처방받아서 나왔답니다. 이때만 해도 어리벙벙... 어린이집에 맡기고 온 아기 생각에 정신없이 그냥 돌아왔어요.

 

소파수술 당일

자정에 자궁경부를 부드럽게 해준다는 싸이토텍 한 알을 먹었어요. 먹고나서 한 시간 반이 지나자 배가 꼬르륵 거리면아프기 시작해서 밤새 설사를 2번을 했어요. 아기가 배출되는 건 아닌지 피가 비추면 어쩌나 큰 패드를 하고 잤는데, 다행히 설사만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9시 30분 수술이라 9시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왔답니다. 그날따라 왜 비는 오는지 아이가 유독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헤어지면서부터 눈물바다라서 마음이 아팠어요.

병원에서 옷을 갈아입고, 지난 밤 상태를 체크하고 나서 정맥주사로 마취를 한 후 수술에 들어갔답니다. 병원에 간지 2시간 만에 눈을 뜨고 회복하고 퇴원했어요. 강남차병원은 소파수술할때 입원을 안하고 당일 수술 후 퇴원한답니다.

어린이집에 맡긴 아이를 데리고 오는 데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몰라요.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준비가 안됐었는지, 대체 왜 내게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속상했답니다. 그날은 약먹고 자고를 반복하고 하루가 지나갔어요.

다행히 출혈이 심하지 않았고, 수술한지 10일째 되는 날에 약간 출혈이 있었고, 2주 때 체크하러 갔을 때, 수술은 잘돼서 배출되었다는 확인을 받았답니다.

 

포상기태?

소파수술한지 2주째 되던날에 병원에 가기로 했는데, 병원가기 3일 전쯤에 병원에서 추가로 병리검사를 시행했다는 메세지를 받았어요. 병원에 문의하니, 추가 검사가 있었고 원무과에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고해요. 대체 어떤 검사를 한건지 궁금했고, 진료일에 가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제가 수술할 때 포상기태 세포가 의심되어서 추가적인 검사를 했고, 결과적으로 포상기태는 아니지만 6개월간 피임을 하기를 추천하셨어요. 일반적으로 소파수술 후에는 3개월간 피임을 권하는데, 포상기태는 6개월간 피임을 권장한다고해요. 제가 왜 포상기태가 아닌데, 피임을 해야하냐고 하니 의심이 가는 소견이니 조심하는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복직이니 뭐니 머릿속이 복잡했던 저는 6개월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긴지 눈 앞이 깜깜해졌답니다.

 

유산 후 한의원, 보약

저는 2022년에 임신바우처 금액이 오른다기에 내년에 등록할 생각이었어서 카드사에 바우처신청을 안했었기 때문에 소파수술때 바우처 금액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강남차병원의 경우 제 카드로 결제한 병원비는 나중에 바우처로 재결제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바우처 금액이 50만원이 넘게 남아버렸답니다. ㅠㅠ

이 바우처는 다음 임신준비를 위해 많이들 사용한다고해요. 그래서 한의원에서 보약을 많이 해드신다고해요. 저에게 한약은 예전에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한 번 먹은 기억밖에 없어서 친근하진 않았지만, 바우처금액도 남았고 몸을 위해서 쓰기로 했어요. 유산후에 부쩍 밤에 제발목이 시리기 시작했어요. 날이 추워진 것보다는 제가 첫 아이 출산했을때도 한여름에 수면양말을 신을 정도로 발목으로 산후풍이 왔기 때문에 이번엔 몸보신을 해야겠단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터넷 카페를 검색해서 유산후 많이 가는 병원으로 검색했어요. 집근처에 유명한 난임 한방병원이 있었고, 예약전화를 드린후 당일에 방문했답니다. 제가 십여년 전에 다닌 병원과는 전혀 다른분위기의 병원이었어요. 요즘 한방병원은 이렇게 생겼구나 했죠ㅎㅎ 자동팔강진단을 하여 몸의 기와 혈액순환을 분석하고, 스트레스 검사를 함께 진행했어요. 원장님께 진료를 받는데, 약간 힐링타임을 가진 기분이었어요ㅠㅠ 누구에게 털어놓기 힘든 마음을 내비쳤더니 잘 받아주시더라구요. 제가 작년에 첫째를 순산했고, 검사결과는 특이점이 없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혈을 푸는 한약 5일과 보약 15일분을 지어서 집에왔답니다. 제 몸이 하루 빨리 회복되었으면해요.

 

양방과 한방을 모두 가보니, 공통적으로 제게 하신 말씀은 아이 한명은 순산했으니 이번 초기유산에 이유를 알아내려는 노력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였어요.

 

예전엔 커뮤니티에서 초기 유산의 글들을 읽으면서, 저렇게 극초기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할까 이해를 못했었어요. 하지만 8주긴 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아이를 생각하며 보낸 시간을 생각하니 정말 눈물이 주륵 나더라구요.

그리고 초음파 보기전에 두근거림과 초음파속에서 자라지 않은 작은 아이를 본게 잔상처럼 남아서 괴로웠어요ㅠㅠ 그리고 초기유산은 흔하다.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첫아이만 돌보느라 너무 뱃속의 아이를 배려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그때 멀리 여행을 가지 말았어야했는데, 그날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러지 않았을까. 내가 테스트기하나 제대로 사지 않고 반겨주지 않아서 그랬을까 오만가지 생각과 죄책감에 휩싸였어요.

제가 겪어보지 않는 일로 다른사람의 고통과 슬픔을 가늠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이렇게 주절주절 적는 이유는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제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고 더이상 저의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 해요. 

언젠가 제게도 건강한 둘째가 천천히 다시 찾아오겠죠? 다들 건강한 아기를 갖고 순산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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